나의 이야기

계룡산(갑사지구)

새터 노인 2010. 9. 27. 12:07

   추석으로 인하여 집에 와 있던 큰 딸 준미를 2010년 9월26일(일) 직장이 있는 인천 송도로 간다기에 배웅하고 11시경 아내와 같이 등산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수통골, 신원사, 갑사, 동학사  등 계룡산의 많은 등산 코스가 떠 올랐으나 갑사지구를 선택하고 갑사를 향해 차를 몰았다. 아내가 처제에게 저녁을 사기로 약속하여 멀리는 가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가야만 했다.

  갑사 입구에 도착하여 주차장으로 가지 않고 왼쪽 만화골 마을로 들어가는 곳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산에 올랐다. 정식 등산코스는 아니지만 전에 몇 번인가 올랐던 길이다. 길가 묘지로 들어서 산길을 올랐다. 소나무 참나무 등 잡목이 우거져 있고 좁다란 오솔길이 나온다.  

 <숲이 우거진 숲길>

  한참을 오르다보니 앞에 한 아주머니가 산에 오르고 있다. 아주머니는 쥐밤 세 톨을 건네준다. 고맙다면서 밤을 받아 아내에게 두 톨을 주고 한 톨은 내가 까 먹었다. 바로 아래 가든에 산단다. 다음부터 오면 자기네 마당에 차를 주차하란다. 매일 동네 사람들과 같이 산에 오르는데, 오늘은 아들, 딸 들이 집에 왔다가는 것을 배웅하느라 늦어 혼자 올라왔단다. 우리도 딸을 배웅하고 지금에야 산에 왔다고 했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잠시 산에 같이 올랐다. 앞서 가던 아주머니가 이제 그만 오르고 되돌아 간단다. "안녕히 다녀 오세요." 라는 인사에 "조심해 내려 가세요." 인사하고 산길을 계속 올랐다. 펀퍼짐한 묘지를 지나니 제법 가파르다. 숨이 헐떡인다. 힘들여 산에 오르면 커단란 산이 나오고 내려 가는 길이 나온다. 이렇게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산에 올랐다. 숲이 우거져 먼 곳이 보이지 않는다. 도토리가 길에 떨어져 있다. 아내는 줍지 않는다 하면서 줍는다. 아내는 보라색 꽃을 발견하고 지팡이로 뿌리를 캔다. 잔대란다. 산에 오르며 4뿌리 정도 잔대를 캤다. 준선이가 애기를 낳으면 전에 캐어 둔 잔대와 같이 삶아 주겠단다. 잔대는 여자에게 좋다면서 이 다음에 시골에 가면 잘 익은 늙은 호박도 따오겠단다. 준선이가 출산하면  먹이기 위해서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다. 출산후 부기가 내리는 데에는 호박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잔대를 캐는 아내>

  높고 낮은 산 몇 개인가를 넘어가는데 낮설다. 적어도 대여섯번은 올랐던 길인데 생소한 길 같다. 갑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싸 가지고 간 송편을 먹었다. 계룡 저수지와 넓은 들이 보인다. 앞에는 천황봉, 연천봉, 자연능선 등이 펼쳐진다.

  잠시 쉬었다 다시 산에 올랐다 바람에 나무들이 뿌리채 뽑혀 여기 저기 쓸어져 있다. 대부분이 병에 걸려 좀 먹은 소나무들이다.

  바위 틈 사이로 경사가 급한 길이 나온다.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많이 앞서 갔나보다 하면서 나무와 바위를 붙들고 의지하며 내려가는데 위에서 소리가 난다. 길이 없단다. 아내는 길을 잘 못 들은 것이다. 다시 위로 올라갔다 내려오라면서 비탈 길을 내려갔다. 비탈길을 내려가니 또다시 오르막이 나온다. 오르고 산을 빙빙 돌기도 하는 사이 금단디 고개가 내려다 보이고 곳에 도착했다. 멋진 모양을 한 소나무들이 있는 산봉우리에 앉아 싸 가지고 간 점심을 먹었다. 삼불봉이 보이고 삼불봉에서 관음봉으로 가는 자연 능선이 보인다. 울긋불긋한 옷을 입은 등산객들이 삼불봉과 관음봉 사이 자연 능선을 오고 가는 모습도 보인다. 금잔디 고개에는 사람들이 모여 떠 들썩하다. 아마도 점심을 먹는 모양이다. 아내와 나는 점심을 먹고 금잔디 고개를 향해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억새꽃이 활짝 피었다. 억새꽃이 햇빛에 반짝반짝 빛난다.

 

  <금잔디 고개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금잔디 고개>

  금잔디 고개에서 갑사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더구나 돌길이라 걷기가 더욱 힘들다. 아내가 저 멀리 앞서 간다. 처제와 약속으로 바쁜 모양이다. 숨을 고르며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돌 무더기가 나온다. 높이가 3m는 되는 것 같다. 길에 돌을 깔 때 한 곳에 모아 놓았나 보다. '마니산에 있는 돌탑처럼 솜씨 좋은 석공이 쌓아 놓으면 좋을 텐데!' 하면서 발 걸음을 옮긴다.  

 <금잔디 고개에서 갑사로 내려오는 곳의 돌 무더기>

   조금 내려오다 의자에 앉아 포도를 먹었다. 바로 아래에 신흥암이 보인다. 신흥암은 천지 보탑이 있는 암자다. 신흥암까지는 차가 올라올 수 있도록 길이 넓다랗게 닦여져 있다.  

 <신흥암 전경>

  신흥암을 지나니 계곡의 수량은 점점 늘어나고 물 흐르는 소리도 제법 커진다. 신흥암에서 조금 내려오니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두개 놓여 있다.  하나는 가운데가 불륵한 다리이고 다른 한나는 펑퍼짐한 다리다.

 

< 갑사 계곡> 

  <갑사 계곡을 건너는 다리>

   용문폭포가 나타났다. 계룡산에는 이름있는 폭포가 두 개다 하나는 갑사 지구의 용문폭포이고 다른 하나는 동학사 지구의 은선폭포다. 한 쌍의 남녀가 사진 촬영에 열심이다. 남자가 찍었다. 여자가 찍었다 한다. 아내에게 사진을 찍자고 하니 그냥 내려간단다. 전에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었다고 하면서 앞만 보고 내려간다. 

 <용문폭포>

  용문폭포를 뒤로하고 대성암을 거처 갑사로 내려왔다. 갑사를 지나 천왕문과 주차장을 거쳐 민박마을을 지나 자동차가 있는 곳에 왔다.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도마토를 사 가지고 집에 돌아 왔다. 

                                                 <갑사>                                                       <천왕문> 

<주차장에서 본 자연 능선>                          <주차장에서 본 산에 오른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