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슬산에 다녀 왔어요

새터 노인 2011. 6. 6. 19:40

  2011년 6월 6일 대구 달성군 비슬산에 다녀왔다. 비슬산은 대구 달성군 유가면에 위치한 산으로 대견봉(1083.6m)을 중심으로 조화봉과 관기봉을 거느린 산이다. 비슬산은 정상부의 바위가 신선이 앉아 비파나 거문고를 타는 형상과 같다하여 비파비(琵) 거문고슬(瑟) 자를 써 비슬산이라 한단다.

  현충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섰다. 동공주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접어들어 추풍령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김천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갔다. 김천에서 대구로 가는 국도를 달리다 남 기천 나들목으로 들어가는 길을 지나쳐 한참을 헤매다 남 김천 나들목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들어갔다.  현풍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비슬산 유가사를 향하는데 길을 잘못들어 지나가는 아저씨께 비슬산에 간다고 길을 묻자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한다. 아저씨 말을 듣고 따라 가는데 네비게이션에도 표시되지 않는 길을 달려 비슬산 유가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길을 헤맨 이유는  유가면 일대에 공사가 한 참이었다. 무슨 산업단지를 만드는지 꽤 넓은 지역의 산과 들을 파헤치고 있었다. 아마도 있던 길을 없애고 새로 만든 길인가 보다며 아저씨의 뒤를 따랐다. 네비게이션에 표시된 길을 따라 오르는데 길가에 우거진 나무와 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오는 시냇물이 싱그러움을 더 한다. 유가사 입구에 도착하니 내외인 듯한 사람들이 차에서 물건을 내리며 장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장사준비를 하는 내외에게 주차할 곳을 물으니 이 곳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도 되고 차를 몰고 유가사까지 가도 된다고 한다. 나는 유가사로 차를 몰고 올라갔다. 포장이 되지 않은 유가사 주차장에는 차가 몇 대 주차해 있었다. 

<(유가사에서 본 비슬산 정상>

 

<유가사 전경>

  차를 주차하고 차에서 내렸다. 유가사라 쓴 일주문이 보이고 일주문 뒤에 절의 건물들이 보인다. 유가사 뒤에는 암봉들이 펼쳐져 있다. 절에서 바라본 비슬산은 오르기에 만만하지 않을 듯 싶다. 절의 건물 앞과 옆  숲속 여기 저기에 많은 돌탑들이 서 있다. 아내가 세어 보니 대충해서  40개가 넘는단다. 돌탑 사이사이로 시비들도 보인다. 유가사 경내로 오르는 길에 삼국유사를 지은 보각국사 일연 스님의 시비가 보인다. 시비에는 일연 스님의 시가 한문과 한글로 쓰여 있다. 경내로 들어서는데 유가사라 한자로 쓴 현판을 단 사천왕문이 서있다. 꽤 오래된 건물 같은데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지 않다. 건물만 건드러니 있고 빈 공간이다. 사천왕문을 지나자 금색의 기와를 얻은 지붕 건물이 보인다. 한자로 시방루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시방루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쉼터로 쓰인단다. 시방루 안을 들여다 보았다. 넓은 마루 방이 있고  석가모니불, 노사나불, 비로자나불 등 삼존불과 크기가 작은 불상들이 모셔져 있는데 2000불이란다. 또한 2004년에 조성한 지장탱이 모셔져 있다고도 한다. 시방루 왼쪽으로는 범종루가 있고 시방루 뒷편에 대웅전이 있으며 범종루 뒷편에 산신각이 있다.    

<보각국사 일연 시비>

  삼국유사를 지은 보국국사 일연 스님의 시비가 보인다. 자연석에 한글과 한자로 시가 써 있다. 일연 스님의 시비 외에도 김소월의 진달래 꽃 , 북연 스님의 다 바람 같은 거야, 한 용운의 임의 침묵, 이광수의 애인 등 많은 시비가 서 있으며 법구경 등 불경의 귀절이 비에 새겨져 있다. 또한 아직 문구를 새기지 않고 매끈하게 다듬은 돌들이 여기 저기 세워져 있다. 어떤 글들이 새겨질까 궁금하기도 하다. 경내 여기저기에 많은 바위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돌들은 다른 곳에서 운반해온 것이 아니고 이 곳 유가사 경내에서 나온 돌인 듯 싶다. 가격으로 하면 꽤 값이 나갈만한 돌들이다.

<이광수의 애인 시비>

<돌탑들>

  대웅전 마당에서 등산로를 찾는데 대웅전 오른쪽으로 차가 한 대 올라왔다. 대웅전 오른쪽에 몇 대 주차할 정도의 주차장이 있다. 차에서 등산객 3명이 내린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배낭을 메고 숲속으로 향하고 있다. 나와 아내도 그들을 따라가기로 하고 다가갔다. 비슬산 정상 3.3 km 대견사지 3.8km라 쓴 표지판이 서 있다. 길 옆에는 두 사람이 돌로 탑을 쌓는 작업을 하고 있다.우리가 오르는 등산로 오른쪽으로는 계곡이 있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계곡에서 나는 물소리가 듣기 좋다. 그런데 계곡에는 장마철에 쓰러진 나무들이 여기 저기 나뒬굴고 있다. 아마도 작년 여름 장마 때 이 곳에도 비가 많이 왔나보다. 앞에 가던 세 사람은 보이지가 앉는다. 산을 잔 타는 젊은이들이다. 숲속 계곡을 따라 산을 오르는데 바람 한 점이 없다. 장마철의 무더위 처럼 후덕지근하다. 오르는 길에는 커다란 돌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다. 유가사 시비에 쓰인 모양 좋은 돌들도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유가사에서 1km 쯤 올라가니 참꽃 군락지 3km, 대견사지 3km라는 푯말이 서 있다. 여기서 참꽃 군락지 방향으로 길을 잡고 올랐다. 구조물이 보여 무엇인가 하고 가보니 나무다리다. 나무다리 아래에는 계곡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산에서 흘러내린 돌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돌틈을 걷기 어려워 놓은 다리인 듯 싶다.

  한 참을 오르니 비슬산 정상 1.4km, 비슬산 정상 1.7km 갈림길이 나온다. 비슬산 정상 1.4km라 쓴 표지판 밑에 급경사란 글씨가 쓰여있다. 조금 멀지만 돌아가기로 하고 완경사 지역으로 가기로 하고 길을 걸었다. 이제 계곡의 물소리도 그치고 오르막 경사가  급해진다. 급경사 지역을 오르니 약간 넓은 곳이 나타나고 시야가 트인다. 앞 산의 천문대인 듯한 구조물도 보인다. 참꽃 군락지도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있다. 부부인 듯한 사람들이 따라 올라온다. 여자는 남자에게 투덜댄다. 다왔다 다왔다 하면서 산을 오른단다. 혼자 다녀오란다. 그러면서도 우리보다 산을 더 잘 오른다. 남자 두 명 여자 한 명의 대학생 정도되는 젊은이들이 앞서간다. 우리는 쉬엄쉬엄 오르기로 하고 천천히 발자욱을 옯겼다.   

 

 

 

  앞서 가던 아내가 바위가 있고 앞이 확 트이고 전망이 좋은 곳으로 간다. 나도 따라 갔다. 그 곳에는 산아래에서 올라 오는 길이 나 있다. 유가사에서 급경사 구간으로 올라오는 길인가 보다. 바위에 앉아 잠시 쉬면서 오이를 먹었다. 비슬산의 암봉들과 우리가 올라온 유가사의 골자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곳부터는 경사가 완만하다. 길 양쪽으로 키가 크지 않은 관목들이 서 있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급하지 않은 완만한 비탈길이다. 나무들의 키가 크지 않고 옆으로 퍼져 있다. 소나무도 키가 크지 않고 옆으로만 퍼져있다. 1000m가 넘는 곳이라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인가보다. 여기저기 철쭉과 진달래들이 보인다. 진달래가 피는 시기는 지났다.  철쭉이 피었다 지어서 아쉽기만 하다. 이 곳 비슬산은 진달래가 피는 때에 참꽃 축제를 한단다. 이 곳에서는 진달래를 참꽃이라 부른단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진달래가 많이 피는 산을 검색하면 비슬산이 나타나지 않았나 보다.

  정상에 오르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정상에 올라와 있었다. 우리가 오른 길 보다 다른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랐왔나보다.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물을 뜯는 사람도 보인다. 쑥을 뜯고 있다. 비슬산 정상에 나 있는 쑥은 다른 어느 쑥과 다르게 건강에 좋을 상 싶다. 많은 사람들이 올라서지 못할 바위 위에 비슬산 대견봉(1083.6m)이라 쓴 비석이 우뚝 서 있다. 아내만 돌라가 사진으 ㄹ찍었더, 대구 시내도 보인다. 올라온 길 반대편인 도성암 유가사쪽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정상에서 내려왔다. 조금 내려오다 나무그늘에서 컵라면과 함께 밥을 먹었다. 1000m가 넘는 산인데도 파리가 음식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파리를 쫓아가며 점심을 먹었다.   

<정상의 안내 표지판>

<대견봉 정상>

  유가사까지 3.5km다. 정상에서 능선으로 조금 내려왔다. 용연사와 유가사의 갈림길이 나오고 갈림길에서 부터는 경사가 급하다. 올라왔던 길보다는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한 참을 내려오는데 등산객 한 사람에게 유가사로 가는 길을 물었다. 자기도 유가사로 간단다. 우리 보고 부부가 재미있게 산다고하며 부러워한다. 건강에는 등산 만큼 좋은 것이 없단다. 자기도 틈만 나면 등산을 한단다. 부부가 등산을 같이하면 좋겠는데 그의 아내는 등산을 싫어한단다. 오늘 유가면에 볼 일이 있어 왔다가 시간이 되어 산에 올랐단다. 자기는 용연암과 유가사 중간 부근에 차를 주차하고 산에 올랐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산을 내려왔다. 용연암으로 내려가려는 둣 앞에서 길을 잡는다. 우리도 그의 뒤를 따랐다. 그런데 중간에서 그와 헤어졌다. 아내가 앞서서 내려오고 그는 뒤에서 내려오다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도 용연암에 가는 소로를 발견하고 그리 갔나보다. 숲속을 한 참 걷는데 시멘트 포장길이 나왔다. 유가사에서 용연암에 오르는 길이다. 시멘트 길을 조금 걷는데 3명의 젊은 청년들이 다른 길에서 내려온다. 유가사에 내려왔는데 유가사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이 제법 많다. 등산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곳 유가사에 왔다가 되돌아가나 보다. 유가사에서 내려오는데 산골짜기 여기 저기서 가족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유가면 소재지를 지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집에 왔다. 집에 도착하니 6시가 채  못되었다.  

<정상에서 바라본 유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