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9일 아침 일찍 일어나 태백 검룡소와 구문소를 다녀 봉화 청량산에 올랐다. 태백에서 구문소를 보고 공주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하자 봉화, 영주, 상주 방향으로 안내한다. 거리는 260km가 넘는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35번 국도인 태백에서 봉화 방향으로 차를 모는데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여기 저기 암봉 바위틈에는 소나무 등 나무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는 계곡을 지나게 되었다. 구불구불 구부러진 길을 돌아가는데 열목어 서식지란 안내판이 보인다. 아직까지 아침을 먹지 못했던 우리는 라면을 끓일 만한 장소를 찾았다. 길을 바로 잡아 전에 차가 다니던 길에 주차할 곳이 있어 차를 주차하고 계곡으로 내려갔다. 계곡이라 그런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불을 피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태백자연사박물관 주차장에서 라면을 끓이려다 바람이 너무 불어 불을 피우지 못했었다. 열목어가 사는 서식지라 그런지 계곡의 물은 깨끗하고 맑았다. 물 속을 들여다 보니 1급수에서만 산다는 다슬기가 살고 있다. 아내가 고기를 잡아 라면을 끓이면 맛있겟다고 한다. 고기를 잡아 보란다. 차에 그물을 싫고 다니기 때문에 고기만 있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고기를 잡느냐고 하고 냇가에 가보니 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냇가의 납작한 돌에 가스버너를 올리고 불을 피웠다. 냄비에 물을 붙고 라면을 끓였다. 그릇이 없어 냄비 뚜껑으로 라면을 먹었다. 집에서 싸가지고 간 밥과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시장해서그런지 라면과 밥맛이 꿀맛이다.그런데 냇가의 나무밑에 쓰레기 무더기가 보인다. 상식없는 사람들이 놀다간 자리다. 음료수병, 소주병, 종이 상자. 심지어는 깔고 놀았던 비닐방석까지 버리고 갔다.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가 싶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봉화방향으로 차를 계속 몰았다. 도로가에 차가 서 있고 아주머니 두 분이 나물을 뜯고 있다. 그냥 지나치자 아내가 무엇을 뜯는지 궁긍하단다. 차를 계속 몰았다. 휴게소 간판이 보여 휴게소로 들어가 차를 주차하였다. 화장실에 들린 후 휴게소에서 강냉이 한 봉지를 샀다. 주인에게 봉화에서 가 볼 만한 곳을 물었다. 청량산이 있단다. 다른 곳을 묻자 그런 곳은 모른단다. 네비게이션에 청량산을 입력하자 안동방향으로 안내한다.
얼마를 달렸을까? 안동방향으로 가는 도로 왼쪽에 청량지문이라 쓴 청량사 일주문이 보이고 관광버스 한 대가 서 있다. 관광버스 뒤에서 들어가기를 기다렸다. 무슨 일이지 버스가 들어 가지않고 계속 서 있었다. 추월하여 아스팔트길을 올랐다. 길 오른쪽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주차장들이 보이며 차들이 주차해 있다. 청량사 입구 선학정 주차장에 빽빽하게 차들이 추차해 있었다. 뿐만아니라 도로 한 쪽으로도 즐비하게 차들이 주차해 있었다. 도로를 계속 올라가 차들이 주차해 있는 맨 뒤쪽에 주차를 하고 다시 청량사 입구 선학정으로 걸어내려왔다.
<청량산 입구>
청량산의 신선한 공기와 경치는 다른 어느 산 못지 않다. 아내가 청량산이라 그런지 마음이 상쾌하단다. 도로에서 청량사까지는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에 청량사까지 올랐다 내려오기로 하고 청량사로 향했다. 청량사로 오르는 길은 시멘트 포장길이다. 경사가 급해 자동차 브레이크 자국이 여기 저기 나있다. 쉬엄 쉬엄 쉬면서 청량사에 올랐다. 오르는 길 양쪽으로 바위 절벽이 보인다. 절벽에 나 있는 푸른 이끼와 돌틈 사이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나무들로 바위 절벽을 타고 오른 담쟁이 덩굴로 경치가 아름답다. 청량사에 거의 다가갈 무렵 산이 좋아 산에서 사는 산사람이 사는 집 100m라 쓴 표지판이 서 있다. 가보자는 아내의 말에 뭣하러 가느냐하고 청량사로 향했다. 청량사로 오르는 길가에는 청량사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시원하고 보기 좋다. 기와장과 통나무로 물길을 만들어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하였다.
<청량사에오르는 길>
<청량사 안심당>
<유리보전>
청량사 경내에 들어서자 요사채 위 언덕에 탑이 있고 그 탑 아래에서 불공이 한 참이다. 스님이 목탁을 치며 염불을 하고 여러 사람들이 절을 하고 있다. 템플스테이에 온 사람인 듯하다. 토요일 오후에 들어와 1박하고 일요일까지 템플스테이를 접수받는 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청량사의 법당인 유리보전 마당에 들어섰다. 유리보전은 약사여래를 모셔 놓은 법당이란다. 약사여래는 질병을 치료해 주시는 부처님이다. 유리보전이란 현판은 공민왕이 손수 쓰셨단다. 유리보전 왼쪽에서 한 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주머니들이 텐트 아래에서 차공양을 하고 있다. 청량사에 온 사람들에게 차를 대접한다. 유리보전 앞을 거닐며 어디로 가야 하늘다리에 오를 수있는지를 살피는데 아주머니들이 차 한 잔 하라고 부른다. 아내가 다가가며 하늘다리에 오르는 방법을 묻자 유리보전 왼쪽으로 오르라며 길을 가르쳐준다. 하늘다리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단다. 차와 떡을 얻어 먹고 하늘다리를 향해 출발했다. 청량사에서 하늘다리와 자소봉이 갈라지는 뒷실고개까지는 경사가 급하다. 중간에서 여러 번 쉬면서 뒷실고개까지 올랐다.
<둣실고개 쉼터>
뒷실고개에 오르면 오른쪽으로는 자소봉까지 0.7km 왼쪽으로 하늘다리까지 0.5km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오른쪽 자소봉으로 가는 길은 철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거의 수직으로 설치한 철사다리를 보고 오르려면 힘이 많이 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소봉으로 오르지 않고 하늘다리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뒷실고개에서 잠시 앉아 쉬었다. 배낭에서 밤을 꺼내 먹었다. 하늘다리로 가는 길은 능선길이다. 그런데 대부분 나무계단 길이다. 나무계단은 봉우리를 거쳐 가도록 설치되어 있다. 산 비탈을 돌아가면 덜 어려울 것 같은데 봉우리 마다 올라갔다 내려가려니 더욱 힘이 든다. 차리리 나무계단을 설치하지 않는 것이 날 듯도 쉽다. 하늘다리로 가려면 산봉우리에 올랐다. 계단을 타고 한 참을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또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내리막 계단>
<오르막 계단>
앞서가던 어떤 사람이 하늘다리가 보인다고 큰 소리로 외친다. 봉우리에 올라보니 하늘 다리가 보인다. 하늘다리에 도착하니 안내판이 서 있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하늘다리 안내판에 청량산 하늘다리는 해발 800m 지점의 선학봉과 자린봉을 연결하는 연장 90m 폭 1.2m 지상고 70m의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현수교량으로 2008년 5월 설치하였다고 써 있으며 100여명이 한번에 건너가도 안전하다고 쓰여있다.
<하늘다리>
앞에 한 아주머니가 무서워 못 건너 가겠다고 한다. 먼 곳을 처다보며 건너면 무섭지 않다며 나와 아내는 다리를 건넜다. 다리가 흔들리니 무섭기도 하고 다리 중간에는 투명한 소재를 바닥에 설치하여 다리 밑이 훤히 보이게 하였다. 그러나 무서워서 아래는 내려다보지 못하고 먼 곳만 처다보고 다리를 건넜다.
하늘다리 한 쪽에 앉아 잠시 쉬면서 사과를 깍아 먹었다. 사과를 먹고 장인봉을 향해 출발했다. 장인봉으로 가자는 말에 아내가 혼자 가란다. 장인봉까지는 0.5km 남았다. 장인봉쪽에서 오는 사람에게 어디서 올라왔는냐고 묻자 청량산폭포에서 올라왔단다. 그 곳으로 내려갈 수 있느냐는 말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장인봉에 갔다가 하늘다리로 오지 않고 그냥 청량산폭포 내려가자는 말에 아내는 할 수 없이 뒤를 따랐다. 하늘다리를 뒤로 하고 선학봉에 오르니 100여m는 될 듯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장인봉에가려면 계단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한다. 내려가는 계단을 내려가니 안내판이 서 있다. 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이 곳에서 장인봉까지 300m라는 안내판이다.
<청량폭포 갈림길>
아내는 이 곳에서 기다릴테니 혼자 다녀오란다. 그러마하고 장인봉을 향해 출발했다. 장인봉까지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고 능선에 올라서면 돌과 흙이 섞여있는 길이다. 장인봉에 오르니 한자로 장인봉(870m)이라 쓴 자연석 돌이 서 있다. 우리가 올라왔던 골짜기와 들도 보인다. 여기 저기 우뚝 우뚝 솟은 암봉들도 보인다. 앞산에 성과 정자도 보인다. 사람들에게 앞에 보이는 성이 무슨 성이냐고 묻자 모르는지 대답을 하지 않는다.
아내가 있는 곳에 와 보니 아내는 보이지 않는다. 폭포쪽을 바라보니 저만치 혼자 내려가고 있다. 혼자 기다리다가 지루했나보다. 아내를 따라 내려가니 아내가 왜이리 늦게 왔느냐고 한다. 300m되는 거리 왕복이 그리 쉬우냐고 하면서 길을 걸었다. 장인봉에서 청량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청량사에서 뒷실고개로 오르는 길 만큼이나 가파르다. 나무 등으로 인공 계단이 설치되어 있지도 않다. 내려오면서 아내가 칡덩굴을 자른다. 칡덩굴로 반찬을 해먹으면 좋단다.
한 참을 내려오니 마을이 보인다. 청량사 등산안내도에 두들마을이라 써있다. 집은 두세 채 정도보인다. 함석 지붕으로 산 비탈에 지은 집들이다. 집을 지은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남루하다. 막걸리를 판다는 글씨가 보인다. 길가에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 있고 20여 m 떨어진 곳에 아이들과 어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깔깔 거리며 웃는다. 아내가 할아버지에게 혹시 청량사쪽으로 가는 길이 있느냐고 묻는다. 할아보지는 앞에 보이는 집 뒤로 길이 있다고 대답한다. 할아버지가 알려준 대로 한 집의 마당을 지나 다른 집 뒤로 나있는 길을 걸었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물끄러미 처다본다. 막걸리는 파는 집 같다. 내려가서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운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참고 길을 걸었다. 70도도 넘을 듯한 산비탈을 일궈 만든 밭들이 보인다. 비탈밭에는 비닐을 쐬우고 고추가 심어져 있다. 대부분의 밭은 아직 작물이 심어져 있지 않지만 도대채 저런 비탈밭에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길을 걸었다. 작물을 심으려면 밭을 갈야야하는데 기계는 물론 소로도 갈지 못할 것 같다. 사람이 앉아서 일하기도 힘들 정도의 비탈밭을 기계나 소로는 갈 수 없을 것이다. 한 할머니가 앞서 가기에 이런 비탈밭에서 일하다 구르지 않느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웃기만 하시고 길을 비켜주신다. 아내가 이 길로 가면 청량사로 갈 수 있는가를 물으니 할머니는 그렇다고 고개만 끄덕이신다. 산비탈 밭에는 대추나무가 서 있다. 심어놓은지 꽤 오래되는지 대추나무의 줄기가 굵다. 가을에 대추를 털으면 데굴데굴 굴러 아래로 내려갈 것 같다. 어떻게 대추를 털지도 궁금하다. 여기 저기 뽕나무도 보인다. 전에는 양잠도 했나보다.
<산비탈을 일군 비탈밭>
조금만 돌아가면 청량사에 도착하겠지 하면서 산비탈 밭을 돌아가니 숲이 나오고 이 산모롱이만 돌아가면 청량사가 나오겠지 하면서 비탈길을 계속 걸었다. 몇 개의 산모롱이를 돌았는지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우리가 청량사에 올랐던 시멘트 포장길이 나왔다. 청량사 입구와 청량사의 중간 지점은 되는 것 같다. 청량사 입구에 도착하여 아내는 기다리라 하고 나만 차있는 곳으로 올라가 차를 가지고 내려왔다.
이제 집에 갈 일만 남았다며 집을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고 36번 도로를 달렸다. 그런데 도산서원 이정표가 보인다. 길에서 도산서원까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도산서원 이정표를 보고 도산 서원을 입력한 다음 도산 서원으로 향했다. 도산 서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중앙선이 그려져 있지 않은 1차선이다. 삼모롱이 몇 개를 돌아 들어가니 도산서원 주차장이 나타난다. 입장료는 1500원 표를 끊고 100여 m되는 길을 도산서원까지 걸어갔다.
<도산서원 주차장>
도산서원은 이이 이율곡과 함께 조선시대의 쌍벽을 이룬 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님이 낙향하여 제자를 가르친 서원이다. 도산서원에 도착하니 참으로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원 뒤에는 산으로 둘러사여 있고 산 앞에는 강물이 흐르며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서원 앞 마당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앉아서 강과 강건너 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강건너에는 나즈막한 산(왕릉 만함)위에 정자처럼 보이는 기와집이 서 있다. 이 곳은 정조대왕께서 퇴계 이황 선생을 추모하여 관원 이만수를 도산서원에 보내어 제사를 지내고 그 다음날 송림에서 과거시험을 보았는데 응시자는 7000여명이었다고 한다. 안동댐의 건설로 송림은 없어지고 지금은 10m 되는 단을 쌓아 과거를 보았던 자리를 기념하기 위한 비각을 모셔 놓은 곳이라하며 시사단이라 한단다.
서원내에는 도산서당, 위폐를 모신 상덕사, 전교당, 서책을 보관하던 동쪽과 서쪽 광명실, 원생이 기숙하던 박약재, 홍익재, 농운정사, 서원의 관리와 식사준비를 하던 상고직사 , 제사음식을 차리던 전사청, 서원의 출판을 맡아보던 장판각 등이 있으며 서당 앞의 정우당이란 연못, 몽천이란 우물 등이 있었다.
도산서원을 나와 주차장에서 아이스크림 한 개씩을 사먹고 공주를 향해 차를 달렸다. 속리산 휴게소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공주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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