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1일 4시경 잠에서 깨었다. 아내도 역시 잠에서 깨어났다. 될 수있으면 한라산 등반을 일찍 시작하기로 하였다. 세수를 한다음 4시 30분경에 호텔을 나왔다.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24시 뼈다귀 감자탕 집에 들어갔다. 이른 새벽인데도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뼈다귀를 뜯고 있다. 자리에 앉아 뼈다귀탕을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앉은 여자들이 시끄럽다. 무엇을 그리 잘 못했는지 한 여자가 욕을 섞어가며 한 여자를 나무란다. 듣기 거북한 욕설을 퍼붙는다. 그 소리를 듣는 여자는 아무런 말 대꾸도 없이 듣고만 있다. 두 여자들은 담배도 마구 피워댄다. 잠시 뒤 뼈다귀탕이 나와 아침밥을 먹고 옆에 있는 24시 편의 점에 들어가 점심으로 먹을 김밥, 빵 그리고 꽁꽁 언 물을 샀다. 길에 나와 택시를 기다리다 택시가 와 택시에 올랐다. 한라산에 오르기 위해 성판악까지 간다고 택시기사에게 이야기했다. 택시기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택시는 성판악으로 다린다. 말고기를 먹어 보았느냐는 택시 기사의 물음에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고 하자 명암을 내민다. 자기의 아내가 말고기 전문점을 하니 저녁에 식당으로 오란다. 명암을 받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캄캄한 어둠을 헤치며 택시는 5.16도로를 달린다. 5.16 도로는 제주에서 서귀포로 가는 도로다. 택시는 꼬불꼬불한 길을 오른다. 성판악이 800 고지 쯤 될거란다. 성판악에 도착하니 아직 성판악 휴게소를 열지 않았다. 주위가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만 불이켜져 있다. 화장실에 들렸다. 시간은 5시 30분 쯤으로 기억된다. 어둠속에서 승용차 몇 대와 버스 한 대가 벌써 와 있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버스 기사인 듯한 사람이 한라산에 오르는 길을 알려준다. 화장실 옆에 한라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잘 보이지도 않는 길을 아내와 같이 걸었다. 길은 평탄하다. 평탄한 길에 돌을 깔아 놓았다. 어떤 곳에는 나무 판자로 길을 깔아 놓았다. 경사가 20도도 되지 않을 길이 계속된다.
어둑어둑하던 길은 차츰 밝아지고 노란색 알림판이 눈에 들어 온다. 알림판을 보니 성판악 휴게소에서 1.3km 올라왔으며 사라오름입구까지 4.5km 진달래 대피소까지 6.0km, 정상까지는 8.3km 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성판악 휴게소에서 정상까지 9.6km 인 것이다. 주위는 나무와 풀 그리고 돌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산에서 볼 수 있는 조릿대는 어쩐일인지 땅에 붙어있다. 그런데 관음사 지구로 내려올 때 본 조릿대의 잎은 매우 넑고 무성했으며 키도 컸었다. 조릿대가 왜 잘 자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숲은 이름모를 활영수들이 자란다. 여기 저기 검고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들이 흩어져 있다. 길에 깔아놓은 돌들도 구멍이 뜷려있다.
평탄한 길이지만 다리를 놓은 것처럼 난간도하고 바닦에 나무도 깔아 놓았다. 아마도 땅이 질어서 그랬나 보다며 길을 걸었다. 드문드문 개울이 있는데 개울에는 다리를 놓았다. 개울은 물이 고이거나 흐르지 않고 있다. 물이 흘렀던 흔적만 남아있다. 한라산은 화산토라 비가 오면 물이 바로 땅속으로 스며든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다른 곳 같으면 올 같이 비가 많이 온 해에 땅이 질어 걷기에 곤란 할텐데 땅도 보송보송하다. 제주 시내의 냇물에도 물이 흐르지 않았다. 개울의 깊이와 넓이로 보면 많은 물이 흐르고 있을텐데 제주도으 냇물은 그렇지 않다. 돌들이 반질 반질하고 닳은 것으로 보아 비가 올 때는 많은 물이 흘렀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한라산을 오르며 작은 개울에도 물이 흘렀던 흔적만 보이고 물은 흐르지 않는다. 비가 올 때만 잠시 흐르나 보다.
산에 오르다보니 한라산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여기저기 나무들의 뿌리가 뽑혀 있다. 얼마전에 지나간 태풍 때도 바람이 심하게 불었단다. 나뭇 잎과 뿌러진 나뭇가지가 길에 흩어져 있다. 조금 오르니 알림판이 서 있다. 알림판에는 '진달래 대피소 (남은거리 3.8km)에 13:00시 까지 도착해야 정상에 갈 수 있음이다.'라 쓰여있다. 그러니까 늦게 가면 정상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울창한 나무 숲이 있다. 지금까지 올라오면서 보았던 나무들과는 다르게 나무들이 하늘 높이 곧게 자라고 있다. 삼나무 숲이다. 울창한 삼나무 숲 사이로 쓸어져 있는 나무들도 가끔은 보인다. 어떤 나무들은 가운데가 뚝 불어져 있기도 하다. 성판악 휴게소에서 보았던 등산객들이 올라온다. 그들이 우리를 앞지른다. 학교에서 단체로 온 사람들이다. 그중에 정상까지 못 오르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보다. 오르는 곳 까지 올라가면 먼저 오른 사람들이 정상에 올랐다 되돌아 올 때 같이 하산할 수 있으니 천천히 오르라며 앞서 간다. 대피소가 있고 화장실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먼저온 등산객들이 쉬고 있다. 간이 화장실이 열 개도 넘는 것으로 보아 등산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에 오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은 별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지 않지만 가을이나 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에 오를 것으로 생각이 든다. 대피소 건물을 들여다 보니 아무것도 없다. 의자 하나도 없다. 다만 비와 바람만 피할 수 있다. 관리인도 보이지 않는다.
한라산에 오르는 길가 곳곳에 고도를 적어 놓은 돌이 있다. 현무암을 파고 해발 몇 m라 쓴 대리석을 박아 놓았다. 해발 1,100m 쯤 올랐을 때 우물이 있다. 인공적으로 밖아 놓은 돌의 파이프에서 물이 흘러 나온다.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스테인레스바가지도 두 개나 걸려있다. 물 한잔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드디어 사라오름으로 갈라지는 사라오름입구에 도착했다. 사라오름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한 것 같다. 성판악에서 5.8km 올라온 것이다. 이제 정상까지는 3.8km 남았다. 택시 기사가 사라오름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시간이 되면 사라오름에 한 번 오르라고 했다. 사라오름은 최근에 길을 냈으며 사라오름 정상에도 분화구가 있고 호수도 있단다. 사라 오름에서 진달래 대피소까지는 경사가 조금 급해진다. 다리와 허리가 아프다
진달래대피소 1.2km 지점에 평상이 놓여있었다 평상에 앉아 잠시 쉬면서 어제 저녁에 시장에서 샀던 과일을 먹었다. 잠시 쉬다가 걸으니 진달래 대피소가 보인다. 대피소에는 먼저 왔던 사람들이 쉬고 있다. 한 사람이 영어로 뭐라 물어온다. 얼굴은 한국 사람같은데 영어를 쓴다. 외국 사람인가보다.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여기냐는 물음 같기에 그렇다고했다. 대피소에는 약간의 물건들을 팔고 있다. 등산 용품과 먹을 거리를 판다. 어떤 사람들은 컵라면을 사서 먹고 있다. 진달래 대피소에는 태양광 시설이 되어 있다. 태양광판이 꽤 넓은 것으로 보아 만은 전기가 생산될 것 같다. 이 곳에서 쓰는 전기를 자가 생산하는가 보다. 성판악에서 진달래 대피소 까지는 길가에 모노레일이 까려있다. 모노레일로 필요한 생필품과 판매용품을 실어 나르나보다. 그러고보니 울릉도에 많은 모노레일 시설이 설치되어 있던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울릉도에서는 모노레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다고 했었다. 진달래 대피소 근처에는 진달래 나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영산홍 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진달래 대피소에는 한라산 정산 등산 안내판이 서 있다. 이 곳 진달래대피소에서 정상까지 2.3km 이고 1시간 40분이 걸리며 성판악까지 8.3km 2시간 50분이 소요된단다. 그리고 정상에서 관음사까지 8.7 km 로 4시간 40분이 소요되니 13:00시 이후에는 정상에 갈 수 없단다. 그리고 정상까지 경사가 급하니 서두르지 말고 식수도 반드시 지참할 것이며 식사는 이 곳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쓰레기는 꼭 가져오란다. 산에 오르려는데 한라산 자락을 휘 감는 구름들이 보인다. 비가 오는 것 같다며 조금 기다리다 오르자는 아내의 말에 그냥 오르자고 했다.
이제 활엽수는 줄어들고 높은 산에서 볼 수 있었던 주목들이 보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산다는 주목나무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아내와 걷는데 뒤 따라오던 할아버지 한 분이 이 한라산에는 주목나무도 자라지만 구상나무가 많이 자란단다, 한라산이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될 때 이 구상나무가 큰 역할을 했단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엣만 자란단다. 주목과 비자나무가 다른 점은 구상나무는 잎의 됫면이 흰색이고 나무열매가 위로 자란단다. 그리고 나무열매가 둥그렇게 생기고 위로 자라므로 구상나무라 부른단다. 그러고 보니 죽은 나무가 많은데 단단하지 못한 것 같다. 주목은 죽은 나무의 줄기가 흰색으로 매우 단단하여 잘 썪지 않았던 것 같다. 산에 오르며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었던지 많은 나무들이 쓸어져 있다. 죽은 나무도 많이 보인다. 주목과 구상나무들의 키가 크지 않다. 잘 자라고 있는 나무들도 자세히 보니 나무의 밑둥이 모두 쓸어져 있다.
해발 1800m 를 지나자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고 돌들과 풀들만 보인다.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이 보인다. 정상까지는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어떤 곳은 걷기에 좋은 나무 계단이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경사는 더욱 급해지고 숨이 차 오른다. 아내보고 먼저 가라고 했다. 몇 걸을 걷다 다시 쉬고 몇 걸을 걷다 다시 쉬면서 정상에 올랐다. 40대 쯤 보이는 한 아저씨가 힘이든다면서 자기의 아내도 저 만큼 간단다. 뚱뚱한 사람은 오르다 바지를 짠다. 바지에서 많은 물이 나온다. 우리가 올라왔던 구릉지가 멀리 펼쳐진다. 낮게 깔린 구름이 양때처럼 오간다. 구름 사이로 서귀포 시내가 보인다. 돌틈 사이로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고 꽃도 피어있다. 보랏빛 엉겅퀴 꽃도 보인다.
드디어 한라산 정상의 목책들이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서 있다. 정상에 있는 관리소 건물도 보인다. 이미 올라와 있던 아내가 반갑게 맞이한다. 드디어 1950m 한라산 정상에 올랐다. 시계는 11시가 되었다. 성판악에서 5시간 30분이 걸린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올랐던 산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학교에서 단체로 왔던 사람들 중 포기하려던 사람도 한라산 정상에 도착했다. 일행들이 박수를 치면서 맞이한다. 아내가 격려를 하면서 같이 하면 못 할 일이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고 맞장구를 쳤다. 백록담의 맑은 물이 보인다. 고사목에 한라산동능정상이라 쓴 글과 백록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떤 부부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우리 부부도 찍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먼저 왔던 아내는 백록담 분화구에서 뛰어 가는 노루도 보았다고 자랑을 한다. 관음사쪽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는 금새 사라지고 초록의 나무와 풀들 오른쪽으로 맑고 푸른 물이 고여 있는 분화구가 눈 앞에 펼져진다. 분화구에 내려가 맑은 물에 손을 담그고 초록 빛 풀밭 사이를 뛰어 다니고 싶다.
사람들이 백록담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우리도 적당한 장소를 잡아 점심을 먹으려고 목책 안을 어슬렁거리는데 배낭을 메고 관음사쪽에서 올라오던 아저씨가 빨리 나오란다. 목책안에는 들어갈 수 없단다. 하라산을 관리하는 분인가 보다. 하산하면서 좋은 장소를 찾아 점심을 먹기로 하고 하산을 시작 했다. 조금 내려오다 나무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관음사코스로 내려 가는 길은 가파르다. 밑에서 수증기가 백록담으로 계속 피어오른다. 정상에서 1.3km 지점에 노란색 알림판이 서 있다. 관음사까지 8.7km 이고 가는 도중에 왕관바위, 삼각봉 대피소등이 표시되어 있다.
관음사코스는 성판악코그보다 경치가 아름답다. 성판악 코스는 숲만 있는데 관음사코스는 볼거리가 많다. 기암 괴석의 봉우리들과 계곡등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골짜기에서 백록담을 향해 피어오르는 안개 구름이 아름답다. 하산하면서펼쳐지는 뾰족뾰족한 암석들과 기암괴석들은 갖가지 상상을 낮게한다.
구름으로 덮혔다 다시 나타났다 하는 암봉들을 보면서 급경사를 내려오다보니 건물은 보이지 않고 나무판자의 넓은 마루가 나타났다. 그리고 사진과 함께 설명판이 서 있다. 여기가 해발 1,500m에 위치한 용지각 대피소이고 1970년에 건립 후 30여년간 등산객들의 대피소와 산악인들의 산악 훈련 장소로 쓰여오다가 2007년 태풍 나리로 인해 대피소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단다. 용진각 대피소에서 조금 내려오니 다리가 놓여 있다. 튼튼한 현수교다. 주위의 경치와 함께 장엄한 흔들다리는 한라산의 경치를 더욱 아름답게 해준다. 다리 중앙 쯤 건너 갈 때 흔들거림은 무서움 마져 들게한다. 다리를 다 건너가자 맑은 샘물이 관을 타고 펑펑 나온다. 샘물을 마시니 시원하다. 50대의 등산객들이 주위의 경치를 보고 감탄사를 내 놓는다. 이 좋은 곳에서 머물고 싶단다 내일은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이 곳에서 쉬잔다.
흔들다리에서 경사길을 다시 오르니 이제 산비탈을 돌아가는 가는 길이다. 머리 위로 바위 절벽이 있고 금새라도 바위가 무너져 내릴 것 같다. 낙석 방지 그물 철망 시설을 해 놓았다. 백록담에서 2.4km 지점에 삼각봉대피소가 서 있다. 몇 사람들이 삼각봉대피소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삼각형 모양의 암봉 밑에 지은지 얼마되지 않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지붕과 벽을 곡선으로 지어 주위의 경치와 아주 잘 어울린다. 건물 뒤의 뾰족한 산과 둥그스런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저기 피어있는 엉겅퀴 꽃에 각종 나비들이 꿀을 빠느라 정신이 없다. 한 젊은 청년이 사진을 찍기 위해 눕다시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각봉 대피소 사진을 찍는데 대피소 마루에 있는 청년이 기겁을 한다. 위 옷을 벗고 있었던 것이다. 삼각봉 대피소에서 관음사 입구 주차장까지 모노레일이 깔려있다. 관음사로 내려갈 때 물건을 잔득 실은 모노레일카가 올라 오는 것을 보았고 관음사를 얼마 남지 않은 곳에서 물건을 내려놓고 빈 모노레일 카에 사람만 타고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아내가 태워달라고 했더니 못들은 척 하고 그냥 내려 가더란다.
삼각봉 대피소에서 1.4km 떨어진 개미목을 지나니 경사가 가파르다. 한 무리의 어린 학생들이 내려온다. 초등학생들도 있고 중고등학생 그리고 지도자인 어른들도 보인다. 단체로 티까지 맞춰 입었다. 이마트라 문구를 새겼다. 협찬을 받았나보다. 교회나 복지시설에서 왔나보다며 길을 걸었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내려오니 계곡이 있다. 계곡에는 다리도 놓여있다. 이 곳이 탐라 계곡이다. 탐라계곡 다리를 건너니 의자가 있어 의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 탐라계곡에서 관음사까지는 아직도 3 km 남았다. 탐라계곡에서 잠시 쉬다가 나무 계단을 다시 올랐다. 관음사 지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관음사까지의 길이 어떠냐고 묻자 이 고개만 넘으면 좋단다. 고갯마루에 올랐다. 고갯마루에서 다시 내려가니 경사는 조금 완만해진다. 그러나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 걷기에 힘이든다. 현무암이 깔려있는 길은 울퉁불퉁하고 비가 왔서 미끄럽기까지 하다. 내려오다 엉덩방아를 두 번 찧었다. 다행이 다치지는 않았다. 참나무류에 나있는 버섯이 소담스럽다. 무슨 버섯인지는 알 수 없으나 노란 버섯이 수북히 나 있으며 식용 버섯이라면 몇 끼는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한참을 내려오는데 노란색의 알림판이 보였다. 알림판 뒤에는 무덤처럼 생긴 봉우리에 굴이 있는데 입구를 돌로 쌓았다. 이 곳이 숯가마터라고 알림판에 쓰여있다. '본 숯가마터는 관음사에서 2.5km 지점에 있으며 1940년 경에 만들어져 주위의 참나무류로 숯을 구워내던 장소란다. 어렵고 힘이 들어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돌로 쌓고 위에 흙을 얹어 놓은 것이 약간 큰 무덤 만하다. 달팽이가 나무를 기어오르는 것을 보고 신기하여 사진을 찍었다.
주위에는 나무만 보이고 비슷한 길이 반복되어 지루할 즈음 위에서 모터 소리가 들린다. 아까 올라갔던 모노레일이 다시 내려오는 것 같다. 사진을 찍기 위해 천천히 내려왔다. 아내는 저만큼 앞서 가고 있었다. 태워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한 참을 내려오는데 커다란 굴이 보인다. 그 곳에 구린굴 굴내장고란 설명판이 서 있다. 이 굴은 총연장길이가 442m이며 진입로의 너비가 3m 정도이고 천연의 굴을 얼음창고로 사용했었다고 한다. 겨울에 얼음을 굴 속에 저장하고 여름에 사용하는 석빙고로 쓰였다는 것이다.
드디어 관음사 임구 휴게소에 도착했다. 관음사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소와 휴게소가 있다. 그리고 야영장도 있어 여러개의 텐트가 보인다.
관음사 입구에서 세수를 하고 등산화도 닦으면서 잠시 쉬었다. 휴게소로 다가가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택시를 탔다. 호텔 이름을 알려주자 택시비 15 ,000원을 내란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다가 아픈 다리를 이끌고 제주동부경찰서 후문 앞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아침에 택시기사가 자기 아내가 운영한다고 소개해준 말고기 식당이다. 식당에 들어서자 아침에 우리를 태워 주었던 기사가 일을 하고 있었다. 무엇을 먹겠느냐는 종업의 질문에 머뭇거리는데 코스요리를 먹어보란다. 1인분에 20,000원하는 말고기 코스 요리와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처음에는 말의 간과 생고기가 나오고 육회가 나왔다. 맛이 괜찮다고 아내가 이야기 한다. 나도 입안에 넣으니 살살 녹는다. 잠시 후에 내장도 나온다. 내장은 익혔다. 내장도 맛이 좋다. 잠시 후에 구이용 고기도 나오고 마지막으로 탕도 나왔다. 처음 먹어보는 말고기라 그런지 맛있게 먹었다. 식당을 나와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는 기분으로 다리와 허리는 아프지만 1950m나 되는 한라산을 올랐다 기억이 평생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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