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적상산에 다녀오다

새터 노인 2010. 11. 1. 13:38

  2010년 10월 31일 적상산에 다녀왔다. 적상산은 덕유산에 속하는 경치가 아름다운 산으로 이름이 나있다. 더구나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운 산이란 이야기를 듣고 이 산을 가기로 했다.

  아침밥을 막 먹으려하는데 막내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막내 동생의 장인께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아내가 등산 가기 다 틀렸다고 투덜댄다 어찌하나 하고 있는데 둘째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하고 저녁 때 가잔다. 그러기로 약속하고 계획대로 등산을 가기로 했다. 적상산은 높기는 한데 차가 영국사까지 오르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인터넷에서 보았기에 등산을 다녀와 문상을 가도 될 것 같았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7시 50분경 집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에 영국사를 입력하니 100km가 조금 더 되고 10시 40분경이 도착 예정 시간이라고 일러준다. 대전 당진간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장기쪽으로 가라는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무시하고 그냥 유성 IC를 향해 차를 몰았다. 유성IC로 진입하여 무주IC로 빠저나와 덕유산 쪽으로 차를 몰았다. 무주IC에서 나와 4차선으로 달리다 덕유산, 적상산 쪽으로 차를 몰았다, 2차선 양쪽에 가로수들은 아직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았다. 이정표에 적상산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차를 모는데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나온다. 운전대에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 길 양쪽에는 노란 은행잎들이 보기 아름답다. 은행잎 가로수 사이로 빨간 단풍잎들도 보인다. 그러나 어찌나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길인지 주변의 경치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리와 팔에 온 힘이 들어간다. 한 참을 오르니 와인굴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아내가 포도주를 보관한 굴인가 보다라고 한다. 내려올 때 들르기로 하고 계속 차를 몰았다.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차를 계속 몰았다. 앞에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보이고 사람들이 서 있다. 한 아주머니가 차를 세운다. 문화재 관람료를 내고 가야 한단다. 한사람에 2,000원이란다. 알았다고 하면서 호주머니를 뒤졌다. 아뿔사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아내에게 지갑을 가지고 왔느냐고 물었다. 아내도 가지고 오지 않았단다. 돈이 한 푼도 없다.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하자 아주머지가 할 수 없지 어쩌냐면서 그냥 올라가란다. 등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승용차가 영국사까지 오른단다. 영국사에 가면 등산 코스가 있다고 친절히 일러준다. 어디 가려면 지갑부터 챙기는 나다. 아내도 항상 지갑을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다 둘이 모두 지갑을 챙기지 않은 것이다. 고속도로비는 다행히 카드로 해결할 수 있었다. 만약에 고속도로비 카드가 없었으면 어찌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아주머니도 고마운 분이다 되돌아가라하면 어떠했을까? 참으로 고마운분이다. 다시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길을 돌아 오르니 저수지 둑이 보인다. 저수지 둑을 돌아 오르니 드디어 저수지에 도착했다. 

 

<적상호 표지석>   

  <적상호 수>

  차를 몇 대 세울수 있도록 주차장을 닦아 놓았다. 차를 주차하는데 뒤 따라오던 차들도 추차를 한다. 한 가족인 듯 하다. 저수지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적상호라는 자연석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양수발전 안내판도 보인다. 이 저수지는 양수 발전을 하기 위해 산꼭대기에 만든 것이다. 아래에 있는 무주호에서 물을 퍼올려 발전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조금 쉬다가 차에 올랐다. 차는 저수지를 돌아낸 도로를 달린다. 조금 가니 대형 주차장이 보인다. 큰 차들은 여기에 차를 세우고 적상산에 올라야 한다고 인터넷에서 보았다. 대형주차장에서 조금가니 오른쪽으로 안국사 안내판이 보인다. 도로가 좁고 길이 가파르다 조금 오르니 포장되지 않은 주차장이 보인다. 주차장으로 들어가 차를 주차했다. 영국사까지 차로 가면 걷는 거리가 얼마되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서 아내에게 이 곳에서 부터 걷자고 했다. 주차장에는 버스가 한 대 올라와 있고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아내와 나는 배낭을 메고 구불구불한 길을 몇 구비 올랐다. 다른 사람들은 차를 몰아 오른다. 나도 차를 가지고 갈 걸 그랬나 속으로 중얼 거리며 계속 올랐다.  

<적상산 안국사 문>  

<안국사 전경> 

<극락전> 

<지장전> 

<극락전 영산회불탱>

 <천불전>

  드디어 적상산 안국사라는 현판을 단 문이 보인다. 문을 통과하니 안국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길 아래쪽은 주차장과 화장실 그리고 절의 살림집이 있다. 길 위쪽으로는 보물 제1267호 영산회괘불탱이 있는 극락전, 산신각,  천불전, 세계 여러 불상을 모아놓은 성보박물관, 종각, 지장전 그리고 마당으로 들어서는 오르막 계단 위에 지어진 누각이 있다. 이 누각에는 아름다운 무주를 주제로한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안국사 경내를 돌아보고 왼쪽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산에 올랐다. 

<적상산에 오르는 나무 계단> 

  조금오르니 나무로 층계를 만들어 놓았다. 안국사에서 30여m 올랐을까 안내판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가면 향로봉 왼쪽으로 가면 안림대란다. 향로봉을 향하여 걸었다. 사람들이 오고간다. 오른쪽 봉우리 적상산에는 오를 수 없다. 통신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 곳이 적상산 상봉이란다. 정상산 상봉을 돌아 향로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단풍이 아름다울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오늘 산에 왔다. 그런데 단풍이 하나도 아름답지 않다. 서리에 맞은 단풍잎들이 누렇게 바싹 말라있다. 약간 붉은 색을 띠기는 하지만 말라가는 단풍을 보니 단풍이 들기 시작할 즈음 된 서리가 내렸나 보다.  

<향로봉 정상에서> 

  향로봉을 향하여 걷는 길은 가파르지 않고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향로봉에 도착하니 곧게 뻗은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무주 인터체인지도 보인다. 앞 산에는 노란 빨간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지대가 낮아서 나뭇잎들이 얼지 않았나 보다. 서창마을이 보인다. 자리를 펴고 앉아 잠시 쉬었다. 아내가 배낭에서 포도를 꺼내고 그 포도를 먹으면서 앞에 펼처진 경치를 감상했다. 

  잠시 쉬다가  다시 안국사를 향해 길을 걸었다. 서창 마을에서 사람들이 토끼몰이라도 하는 듯 옆으로 늘어서 능선 위로 오른다. 어렸을 때 토끼몰이를 하던 기억이 떠 오른다. 초등학교 시절 겨울이 되면 전교생이 방한훈련겸 토끼 몰이를 하였다. 전교생이 옆으로 늘어서 산을 포위하고 고함을 지르며 산을 오른다. 산 꼭대기 능선에는 배구네트를 치고 고학년들이 몽둥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토끼가 네트에 걸리면 때려서 잡는다. 이 날 몽둥이로 내려쳐 토끼를 잡은 학생은 영웅이 된다. 학생들의 고함 소리에 놀란 토끼가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모습이 선하다.

  서창, 안국사, 향로봉의 세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서있다. 서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인가보다면서 계속 길을 걸었다. 다시 안국사에 도착하여 아까 둘러보지 않았던 성보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여러나라의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보물 제1267호 영산회괘불탱 사진도 걸려 있다. 영국사로 올라오는 길에 자동차들이 엉켜있다. 한 아주머니와 주차 관리하는 아저씨가 큰 소리로 싸운다. 아주머니는 왜 차가 계속 올라오게 두느냐고 소리친다. 저 아래에서 못 올라오게 막아야하지 않겠느냐고 소리친다. 주차 관리하는 아저씨는 자원 봉사하는 중이란다.  자동차를 가지고 이 곳 안국사까지 올라오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올라왔던 구불구불한 길을 다시 내려갔다. 자동차들은 계속 올라온다. 등산객들도 줄지어 올라온다.  

<적상산 사고> 

  아침에 자동차를 세워 두었던 주차장에 다가설 무렵 적상산 사고가 보인다. 자동차를 몰고 내려갔다. 적상호 둘레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적상산 사고를 둘러보았다. 이 적상산 사고는 조선왕조 실록과 왕의 족보인 선원록을 보관했던 장소라 한다. 사고 앞에 검은 두루마기와 갓을 쓴 사람이 대금을 불고 있다. 대금에서 울려나오는 음악 소리가 처량한 듯 하면서도 장엄하다. 마치 옛 조선시대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든다. 대문을 들어서니 두 채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두 채 모두 아래는 기둥을 세워 띄어 놓았다. 오른쪽 건물의 층계를 올라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무주에 대한 전시물들과 족보 전시물이 보인다. 사진 촬영금지라는 표지가 있어 사진기를 꺼냈다 다시 집어 넣었다.  왼쪽 건물의 층계를 올라 들어가니 조선실록이 전시되어 있다. 세종실록을 비롯한 각 임금님들의 실록이 전시되어 있다. 아내가 진품이냐고 물어온다. 모르겠다면서 진품일 수도 있다고 하였다. 한 임금님의 실록이 여러 권이니 한 권쯤은 이곳에 전시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제151호 2124책으로 지금은 서울대학교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단다. 조선왕조실록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소실되었지만 태백산,오대산, 정족산 그리고 이 곳 적상산 사고에 보관되어 지금까지 전해내려왔다고 한다. 

 <전망대>

  적상산 사고 관람을 마치고 전망대에 가기로 했다. 전망대는 적상호를 빙돌아 아침에 올라올 때 잠시 쉬었던 적상호 표지석 반대편에 있다. 차를 몰아 전망대로 갔다. 주차장이  좁은지 길가에 차가 주차해 있어 양방통행이 안된다. 서로 연락을 하며 차를 일방통행시킨다. 차를 주차하고 원통 모양의 건축물에 빙빙 돌아가며 낸 층계를 올라 전망대에 올랐다. 이 전망대는 양수발전을 위한 하부 저수지(무주호)와 상부 저수지(적상호) 수로 위에 설치한 것으로 조합수조라하며 발전기 급정지시 수조내의 압력이 급상승하는 것을 완화시켜주는 안전장치라 한다.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지어 오르내린다. 멀리 덕유산 향적봉이 보인다. 무주호 주변으로 펼처진 산을 울긋불긋 물들인 단풍이 아름답다. 적상산 기슭의 단풍과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이 마치 치마를 두른 듯하다. 꾸불꾸불 산으로 오르는 길로 자동차들이 꼬리를 물고 오르고 내린다.  

 <무주호 전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차장>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유산 전경> 

  경치에 흠뻑 취한 가슴을 달래고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올라올 때 가파르고 꾸불꾸불한 길을 어떻게 내려가나 걱정이 든다. 앞 차를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차가 서다가다한다. 커브길에서 버스가 올라오면 잠시 쉬는 것 같다. 내려오면서 점심 먹을 장소를 찾았다. 도로가의 좀 넓은 풀밭이 있어 자동차를 주차하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도 계속 자동차 들이 올라오고 내려간다. 자동차 한 대가 올라오더니 주차하고 사람들이 내린다. 사람들이 길을 내려간다. 어디 갔을까 아내가 궁금해 한다. 점심을 먹고 차에 올라 내려가니 바로 밑에 와인굴이 있다. 주차장에 차가 만원이다. 그런 줄 알았으면 와인굴 구경이나 할 걸 그랬다면서 아까 주차하고 사라졌던 사람들도 와인굴에 간 것 갔다는 생각을 했다. 돈도 없고 그냥 내려가기로 하고 차를 몰았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 전화벨이 울린다.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3시까지 갈 수 있으니 공주에 만나 막내 동생 장인 문상을 가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니 3시가 채 못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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