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공주대간 산행

새터 노인 2010. 12. 20. 10:22

   2010년 12월 19일 9시경 이 교감 내외가 집으로 왔다. 산에 눈이 녹지 않아 멀리 있는 산에는 가지 못하겠다는 이교감댁의 전화를 받고 공주 인근 산행을 하기로 약속했었다. 옥룡동 정수장에서 봉화산을 거쳐 두리봉에 이르는 길을 공주대간 또는 공주 둘레길이라 부른단다. 총거리 약 10km가 되며 성인이 약 6시간 정도 걸린단다. 배낭을 챙기고 봉화대를 향해 걸었다. 공주사회복지관을 지나 영명고등학교 아래에 있는 다세대 주택을 통과해 산에 올랐다. 엊그제 내린 눈이 양달은 녹았으나 응달 곳곳에 아직 남아있다. 옥룡동 약수터에서 봉화대로 오르는 고개 사거리에는 쉼터가 있다. 이 쉼터에는 정자와 운동기구, 건강 안내판, 전광판 등이 설치되어 있다.

 

<봉화대 오르기전 정자>

  우리는 봉화대로 오르지 않고 봉화대 아래 삼문사라는 절을 거쳐 신기동으로 넘어가는 능치고개에서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산봉우리로 올랐다. 삼문사라는 절은 보통의 절처럼 잘 가꾸어진 절이 아니다. 함석지붕의 가정집에 부처님을 모시고 있으며 대웅전이 따로 있지 않다. 절 왼쪽에 샘이 있고 샘 위에 석탑이 놓여 있는데 그 앞에 삼문사라는 작은 간판이 놓여 있을 뿐이다. 

 

 

<삼문사>

<산불감시 초소>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로 오르는데 전에는 없던 나무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다. 숨을 헐떡이며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 내려가는 길은 좀 가파르다. 그러나 거리가 길지는 않다. 완만한 길을 조금 걸으면 금학동으로 내려가는 길과 두리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작은 돌탑이 서있는 산(공주생명과학고 실습지 뒷산)에 오르는 길은  약간 가파르다. 이 봉우리에 오르면 효포초등학교와 인근 마을, 시훤하게 뚫린 공주 논산간 국도가 훤히 보이며 멀리 계룡산도 보인다. 산봉우리에 있는 바위틈에 서있는 소나무가 참으로 멋지다. 그대로 들어다 화분에 심으면 멋진 분재가 될 것 같다.

<신기동 뒷산>

  좀 더 걸으니 어느 덧 금학동 수원지 골짜기 뒷산에 도달했다. 금학동 수원지는 저수지가 두 개 있다. 그래서 큰 골짜기가 두 골인가 보다. 금학동 수원지는 최근들어 잘 가꾸어 놓았다. 아내와 아랫저수지 윗저수지를 돌아보고 산을 한 바퀴 돌아 본적이 있다. 아내는 수영장에 가지 읺는 날 가끔 그 곳에 가는 것 같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근처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니 수원지 골짜기가 내려다보인다. 골짜기 반대편에는 주미동이 보인다. 여기가 두리봉인가 하고 표지판이나 표지석을 찾아보아도 두리봉이란 흔적은 없다. 높은 봉우리에 도착할 때 마다 이 곳이 두리봉인가 아니 저 봉우리가 두리봉인가 하면서 두리봉을 찾았지만 표지판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오다가 금학동 뒷산 표지판이 서 있던 곳에서 찍었던 사진 생각이 났다. 카메라에서 사진을 살펴보니 두리봉은 일락산, 봉황산 뒷편에 우뚝 솟은 봉우리를 가리키는 것이다. 

<등산로 안내판>

<주미동 뒷산>

<수원지 뒷산>

  그러니까 이 근처에 있는 봉우리가 아니다. 공주경찰서 뒷산을 가리키는 것이다. 수원지 골짜기를 이루는 산과 금학동 뒷산을 거쳐 우금치를 통과해 일락산 방향으로 가야만 하는 것이다. 산에는 소나무 등 침엽수는 별로 보이지 않고 참나무 등 활엽수가 대부분이다.  재작작년이던가 이 곳에서 상수리를 주웠던 적이있다. 겨울산에 오면 여름산 보다 조망이 좋다. 무성했던 나뭇잎들이 다 떨어지고 숲속이 훤히 보이며 멀리까지 볼 수 있어서 좋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지났다. 이제 점심을 먹어야 할텐데 산 등성이에는 바람이 차다. 남쪽에서 부는 바람이지만 싸늘한 바람이다. 더구나 하늘은 구름이 끼어 햇빛이 나지 않는다. 바람이 불지 않는 온화한 장소를 찾아보기로 하고 계속 걸었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흰색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밧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면서 걸었다. 12시 반이 지났을 무렵 앞에 가던 이 교감이 자리를 잡는다, 우리는 배낭을 풀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일어서며 시계를 보니 1시 반이 지났다. 표지판이 두 갈래 길임을 알려준다. 수원지로 내려가는 길과 두리봉으로 가는 길이다. 수원지로 내려가면 금학동으로 내려가 산행이 끝난다. 어디로 갈까 일행들이 망설인다.   

<수원지 두리봉 갈림길>

  두리봉으로 가기로 하고 길을 잡는다. 우금치에 도착했다. 우금치에는 승용차가 한 대 올라와 있고 텐트도 있다. 대나무로 사람모양을 형상화해 만든 작품들이 서있다. 이인과 공주 시내를 잇는 4차선 도로가 우금치 아래에 굴로 연결되어 있다.

 

<우금치>

  우금치에서 두리봉쪽으로 오르는 길은 그리 가파르지는 않은데 힘이 든다. 다리도 아프다. 아내도 힘이 드는가 보다. 쉬었다 가잔다. 잠시 서서 숨을 골랐다. 아침 먹고 4시간 이상을 걸었으니 피곤할 법도하다.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산에 계속 올랐다. 좀 더 오르니 두리봉 정상이 보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묘지 하나가 있고 묘지 옆으로 두리봉으로 가는 길과 공주교대 뒷산인 일락산으로 갈라지는 곳이 있다. 두리봉은 멀리서 보면 가파를 것 같았는데 가까이 오니 그렇지 않다. 약간 경사는 졌으나 그리 가파르지는 않다. 드디어 두리봉 정상에 올랐다. 두리봉 정상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고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으며 보기 좋은 모양의  소나무가 몇 구루 심어져 있다.

<두리봉 정자>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와 금강이 보인다. 금강에는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되고 있는 공주보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시멘트 구조물 높이가 멀리서 보아도 웅장하다. 정자에 앉아 잠시 쉬며 사과를 깍아 먹었다. 아내가 경찰서 방향으로 내려가면 거리가 멀 것 같으니 두리봉에 올라올 때 보았던 길로 내려가 시어골로 가자고 한다. 경찰서 방향으로 가다 보면 시어골로 내려가는 길이 나올 것 같으니 경찰서 방향으로 내려 가자고 했다. 우리는 경찰서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길을 걸었다. 아니나다를까 시어골로 내려가는 안내판이 보인다. 앞장서서 시어골로 내려갔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그런지 낙엽이 많이 쌓여있고 가파르다. 발로 낙엽을 밀면서 미끄러지 듯 산을 내려왔다. 몇 개의 묘지를 지나 시멘트로 포장된 시어골로 내려왔다. 시어골 고개를 넘어 샘골에서 물 한잔하고 집에 돌아오니 오후  4시 정도가 되었다. 7시간 정도 산행을 한 것이다.

 <시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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