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6일 27일 양일간 통영 사량도와 하동 토지 촬영지 최참판댁에 다녀왔다.
26일 새벽 3시가 조금 넘어 잠에서 깨었다. 어제 저녁 때 학교에서 퇴근 후 아내에게 내일은 사량도에 가자고 했다. 아내는 혼쾌히 대답하면서 여행할 준비를 했었다. 새벽 5시에 출발하면 9시 배를 탈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5시에 출발하자고 했다. 인터넷을 뒤저보니 사량도에 가는 배는 여러 군데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오치 선착장에서 사량도에 가는 배가 제일 많은 것 같았다. 요즘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저녁에 한심 자고나면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아마 나이가많이들어서 그런것 같다. 이 날도 눈을 뜨니 새벽 3시가 조금 넘었다. 잠이 오지 않아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아내도 잠을 깼다. 잠이 안 오면 지금 사량도로 출발하잔다. 그러자고하면서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섰다. 사과 몇 개와 물을 끓여 넣은 보온병 끓여 식힌물 2병을 배낭에 넣고 차에 올랐다. 네비게이션에 가오치 선착장을 입력하자 대구 통영간 고속도로로 차를 안내한다.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단다. 새벽길이라 도로에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다. 차의 속도가 빨라서인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시간이 점점 단축된다. 유량계를 보니 기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유성 IC까지 가면서 영업을 하는 주유소를 살펴 보아도 발견하기가 어렵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마음이 조마조마 졸인다. 기름이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다. 인삼랜드 주유소에 들러 50,000원어치 주유를 하고 차를 몰았다. 네비게이션의 예정 시간이 점점 단축된다. 이런 속도로 달리면 7시 첫 배를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쉬지 않고 차를 계속 몰았다. 차는 고성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가오치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시계는 6시 40분 정도가 되었다. 바쁜 마음에 차를 주차하고 배표를 끊으러 매표소로 갔다. 아내가 쫓아와 주차 안내원이 차를 다른 곳에 대라한다고 한다.. 배표를 끊고 차 있는 곳으로 가니 한 아저씨가 이곳은 버스를 주차하는 곳이니 다른 곳으로 차를 옮기란다. 차를 소형차 주차선이 있는 곳으로 옮기고 배에 올랐다. 사량도까지는 배로 40여분 걸린단다. 많은 사람들이 선실에서 배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앉아서 담소를 나눈는 사람들, 누워있는 사람들, 아침부터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선실에서 나와 갑판에 올라가니 바람이 차다. 돌아올 때 바깥 경치를 구경하기로 하고 선실로 들어왔다. 다리를 쭉 뻗고 누웠다. 잠이 스르로 온다. 다 온것 같다기에 신발을 신고 내려갔다. 바람이 차다. 다시 선실로 들어오는데 선장의 방송 멘트가 나오고 사람들이 내려간다. 드디어 배가 사량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사량도 여객 터미널>
배에서 내리니 돈지 마을에 가는 마을 버스가 기다린다. 나와 아내는 마을 버스에 타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침밥을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식당을 찼았다. 선착장 앞에 명동식육식당이라 써붙인 간판이 보인다. 식당안으로 들어가자 같이 배를 타고 왔던 사람들이 들어온다. 식당주인에게 마을버스 시간을 물으니 배가 들어올 때 마다 마을버스가 출발한단다. 다음 버스는 한시간 후에 온단다. 그 소리를 듣고 같이 들어왔던 사람들이 나간다. 우리는 8시에 들어오는 배에서 내리는 손님과 같이 마을버스를 타도 본래 9시에 들어오는 배 보다 한시간이 빠르다고 하면서 시당에서 나가지 앟았다. 메뉴판에 해물된장찌개가 눈에 띄어 해물된장찌개를 주문하였다. 1인분에 6,000원이나 하는 해물된장찌개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 거의 맨밥을 먹다시피 하면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산에 오르려면 점심을 사야 한다. 점심에 먹을 것을 사러 수퍼에 들렀다. 첫번 째 수퍼에는 살만한 것이 별로 없다. 두번 째 수퍼에 들르니 주인이 없다. 다시 나와 다른 수퍼를 찾았다. 다른 수퍼로 들어 가려는데 이동 수퍼 아저씨가 트럭을 몰고와 호객 행위를 한다. 마을 사람들이 물건을 고른다. 트럭 안을 살펴보던 아내가 빵과 우유를 산다. 마을 버스를 기다렸다 타고 가야하나 아니면 역순으로 등산을 할까 하면서 망설이고 있었다. 아주머니 한 분이 산에 오르는 길을 알려 준다. 잠시 후 마을버스가 들어온다. 마을버스에 가보니 기사아저씨가 차문을 잠그고 다른데로 간다.
사랑도여객터미널 대합실에 들러 용변을 보고 잠시 쉬는데 여객선이 들어온다. 토요일, 일요일 손님이 많을 때는 한 시간에 한대씩 들어온단다. 가오치 선착장에서 8시에 출발한 배다. 손님들이 배에서 내린다. 마을 버스 있는 곳으로 가니 기사가 문을 연다. 버스에 올랐다. 버스 요금은 1,000원이다. 2,000원을 기사에게 건네주고 자리에 앉았다. 손님들이 모두 타자 버스가 출발한다. 바닷가 길을 오르내리며 버스가 달린다. 차창가로 펼처진 봄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바닷가 언덕에 가끔 피어 있는 진달래도 보인다.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해초들이 나플거린다. 몇 구비 돌아 버스가 도착한 곳은 돈지라는 마을이다. 학교도 있다. 기사가 돈지길로 올라가면 학교가 있고 학교 왼쪽으로 길이 있다고 알려준다. 안내 팜플렛이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란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팜플렛을 받았다. 버스에서 내리니 단체 등산객들이 모여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회장인듯한 사람이 안전한 산행을 당부한다. 나와 아내는 앞서가던 등산객들을 따라 갔다.
<돈지 마을>
돈지길이라는 안내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섰다. 저멀리 학교가 보인다. 학교에 가는 길은 약간 경사가 있다. 오르는 길가의 마늘밭이 푸르다. 내가 사는 충청도 공주의 마늘은 이제 파릇파릇 싹이 돋아 나온다. 학교 뒤에 우리가 올라야 할 지리산이 보인다. 바위산이다. 아래서 보아도 험할 것 같다. 이미 인터넷이나 사람들로부터 순탄하지 않은 산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로 오르는 길 양쪽에 잘 정지된 회양목이 제법 푸르다. 학교앞에는 밭이 있고 교문 바로 앞에 외양간이 있다. 외양간에는 소 두마리가 있고 학교 운동장에서는 사람들이 공을 차고 있다. 축구가 아닌 족구를 한다.
<초등학교와 지리산>
학교운동장으로 들어섰다. 운동장 왼쪽에 길이 나있다. 먼저 왔던 사람들이 봄 나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나와 아내는 학교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올랐다. 길 가장자리 둑에는 쑥이 나 있고 달래도 제법 컸다. 조금 가니 개울이 나오고 개울 건너에는 포크레인으로 작업을 한 흔적이 보인다. 푸른 편백나무 몇 구루가 서 있다. 한 패의 젊은 사람들이 따라 오른다. 우리를 제치고 앞으로 나간다. 나이는 어쩔수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젊은이들은 잘도 오른다. 산은 더욱 가파라진다. 숨을 헐떡이며 산을 오른다. 산 등성이에 다다르니 반대편 바다가 눈에 들어 온다. 섬이 있고 섬 건너에 산들이 보인다. 세 갈래 길이다. 우리가 올라온 길, 언덕 길에서 등성이를 타고 올라오는 길, 지리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이렇게 세 갈래의 길이 있다. 먼저 올랐던 사람들이 잠시 쉰다. 우리도 잠시 숨을 골랐다. 산 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길쪽에서 사람들이 온다 남자 두 명, 여자 한 명이다. 한 쌍의 부부와 시동생이나 친정 동생 아니면 남편 친구쯤 되는 사람 같다. 남자들은 베낭을 메고 여자는 베낭을 메지 않았다. 무척 힘이 드나 보다. 몇 걸음 가다 쉬고 또 몇 걸음 가다 쉬고 한다. 우리도 그들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산에 올랐다. 돈지 1.25km 지리산 1.05km되는 지점에서 잠시 쉬었다. 앞에는 우리가 오를 암벽이 보인다. 다행이 매끄러운 바위는 아니다. 뽀족뽀족 각이 서 있다. 앞서 가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사진을 찍는다.
왼쪽 오른쪽에 바다가 보이고 섬들도 보인다. 오른쪽에는 우리가 오르기 시작했던 돈지 마을이 보이고 왼쪽에는 멀리 화력 발전소인듯한 굴뚝이 보인다. 굴뚝이 화력 발전소 굴뚝 같다고 하니 등산객 중 하나가 삼천포 화력이라고 알려 준다. 저 멀리 여수대교도 보인다. 여수에서 남해로 건너가는 붉은색의 다리다. 청학동에 갔을 때 청학동 뒤 지리산에서 보던 다리 같다. 푸른 바다와 섬들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같다.
돈지 1.66km, 지리산 0.64km. 내지 1.70km 지점에 표지판이 서 있다. 이제 산은 그리 가파르지 않다. 다만 바위산이라 걷기가 편하지 않을 뿐이다. 위험 구간이란 표지판이 나온다. 우리는 위험구간으로 오르지 않고 우회도로를 택했다. 잠시 쉬면서 싸가지고 간 밤을 먹었다. 우리 뒤를 따라오던 사람들에게 밤을 권했다. 우리는 줄것이 없어 어쩌나 하면서 밤을 받아 먹는다. 산에서 먹는 밤이라 그런지 더욱 달다는 느낌이 든다. 아까 선착장에서 샀던 우유도 같이 먹었다.
산 비탈로 나있는 길을 조심조심 걸었다. 산비탈을 걸으며 산 아래 펼처진 돈지 마을과 바다를 바라본다. 돈지 마을 선착장에 배가 닿으면 등산객들이 산에 오른다. 버스에서 내린 손님들도 산에 오른다.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오르고 잠시 있다가 또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산에 오른다. 드디어 지리산 정상에 올랐다. 397.8m 표지석이 박혀 있다. 아내와 나는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등산을 시작했던 돈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리산에서 바라본 돈지 마을>
이제 2,78km 떨어져 있는 가마봉을 향하여 길을 걸었다. 가는 도중 자연석이 부서져서 생긴 돌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역부러 세워 놓은 돌인지 모를 뾰족한 돌 기둥이 가운데 서 있고 좀 작은 돌들이 기둥 언저리에 모여 있는 돌무덤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지리산 여기저기서 돌 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름 모를 봉우리에 앉아 잠시 쉬었다. 다시 길을 걸었다. 이제부터는 더욱 험난한 길이다. 어느 곳에서는 밧줄을 붙들고 오르기도 하고 어느 곳에서는 밧줄을 잡고 내리기도 하면서 험난한 길을 걸었다.
위험한 길을 선택하지 않고 산 비탈을 돌아 비교적 쉬운 길을 택해 걸었다. 우리가 걷고 있는 길 바로 위 바위산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험한 길로 오른 사람들이다. 가마봉과 옥녀봉으로 가는 길은 더욱 험하다.
지리산을 지난지 0.68km 가마봉 2.1km 지점에 오니 평바위에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가마봉을 향하여 길을 걸었다.
지리산 1.16km 지점에 오니 왼쪽에는 내지로 내려가는 길과 오른쪽으로는 성자암 옥동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을 한참 걸으니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왼쪽의 대항마을이 바다와 산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나무 계단을 다 내려오고 비탈길을 조금 내려오니 대항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고 한 사람이 장사를 하고 있다. 열대 야자나무 두 구루가 자라고 있다.
<대항마을이 보이는 나무계단>
지리산을 지난지 2.28km 지점이다. 가마봉이 0,76km 남았다. 가파른 바위 언덕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줄을 잡고 산을 기어오른다. 나와 아내는 스틱을 배낭에 꽂고 맨손으로 오르기로 하였다. 그런데 늘여 놓은 줄이 너무 굵다. 돌틈을 잡고 산을 기어올랐다. 숨이 벅차다. 산 꼭대기에 올라 숨을 몰아 쉬며 잠시 쉬었다..
드디어 가마봉 정상 303m에 올랐다. 등산객에게 카메라를 건네주며 사진을 부탁했다. 잘 찍었나 모르겠다면서 두 번 찍어준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사진기를 건네받았다.
가마봉에서 내려가니 가파른 철계단이 나온다. 설치한지 얼마되지 않는 계단 같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계단을 내려왔다. 내려와서 내려온 계단을 바라보았다. 가파른 계단 왼쪽에 돌아오는 길이 있다. 옥녀봉에 오르는 길은 험하다. 그래서 우회길을 택했다. 우회길로 돌아오니 옥녀봉에 오르는 줄사다리가 있다. 옥녀봉으로 오르면 저 줄사다리로 내려와야 하는 것 같다. 옥녀봉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줄사다리가놓여 있는 바위산 반대편에 산비탈을 돌아가는 나무로 만든 길이 나있다. 조금 가니 대항 마을로 내려가는 길과 사량도면 사무소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우리는사량도 면사무소 길을 택했다.
<사량도 면소재지 마을>
우리는 사량도 면사무소가 위치한 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옥녀봉을 지나 사량면 사무소로 내려오는 길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걷기가 힘들었다.
통신탑 근처로 하산을 하여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 근처에 오니 아주머니들이 해산물을 팔고 있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 고부인 듯한 여자 두 분이 장사하는 곳에서 멍개, 해삼, 한 접시와 소주 한 병을 시키고 아내와 같이 나눠 먹었다. 해산물 한 접시에 20,000원 소주 한 병 3,000원 거의 다 먹었을 무렵 배가 들어온다. 선착장으로 가서 배표를 끊었다. 배에 오르려하니 배가 출발한다. 사량도에 오가는 배는 우리가 들렸던 상도에 갔다가 다시 하도에 들렸다 돌아온다. 잠시 부두에서 쉬고 있는데 배가 돌아온다. 배에 올랐다. 정각 3시에 배가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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