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0일 아침에 강진 보금모텔에서 숙박을 하고 7시 30분에 모텔을 나섰다. 아침식사 할 곳을 찾다 시외버스터미널 옆 식당에서 콩나물 해장국으로 식사를 했다. 잠에서 부시시 깨어 나와 음식을 요리하는 식당주인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밥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월출산은 지난해 11월 27일 아내와 같이 천황사에서 천황봉까지 다녀온 적이 있다. 단풍이 거의 질 무렵이었다. 그리고 28일은 완도에서 배를 타고 청산도에 다녀 왔었다. 오늘은 도갑사에서 월출산을 오르기로 하고 도갑사로 향했다. 강진에서 월출산 뒤 목표 방향의 도로를 달리다 왕인박사 유적지를 거쳐 도갑사에 도착했다. 도갑사로 가는 길가의 벗나무꽃들은 막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도갑사 쪽도 몇 년 전인가 아내와 같이 다녀간 적이 있다. 월출산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도갑사에서 구정봉까지 오른 뒤 다시 도갑사로 내려온 적이 있다. 왕인박사 유적지, 억새밭, 구정봉 등의 기억은 지금 어렴풋이 남아있다.
도갑사에 도착하니 월출산도갑사라 쓴 일주문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일주문 앞에는 월출산에 대한 안내판이 서있고 일주문에서 도갑사로 오르는 길 오른쪽에 꽤 넓은 개울이 흐르며 개울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다리 밑에는 물고기가 헤엄치며 오른쪽의 돌로 쌓은 언덕위에 심어져 있는 노란 개나리는 봄의 정취를 더욱 느끼게 한다. 개울의 왼쪽 언덕은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제법 커다란 벗나무의 꽃망울은 금방이라도 터질듯하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매표소가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평탄한 길을 오르니 해탈문이 나온다 해탈문으로 오르는 곳은 몇 개의 자연석 돌계단이 있다. 그런데 국보 제50호인 해탈문에는 사천왕상이 보이지 않는다. 해탈문을 들어서니 경내에서는 포크레인 작업이 한 참이다.
경내의 오른쪽에 도선국사 성보관 건물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이른 아침이라 개관하지 않은 것 같아 들르지 않았다. 경내에는 대웅보전, 천불전, 명부전, 국사전, 요사채 등이 있는데 대웅전은 2층 구조이고, 국사전에는 도선국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었다. 대웅전 바로 앞 마당에는 보물인 5층 석탑이 서 있다.
<도선국사 성보관> <대웅보전>
<천불전> <명부전>
<국사전>
천불당에서 왼쪽으로 가면 월출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이 나온다. 용수폭포 안내판이 서 있고 이무기가 용이되어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으며 명주실 한 꾸러미가 다 들어 가도록 깊은 소를 이루었는데 지금은 수심이 2m정도이고 수폭은 5m라고 안내판에 쓰여있다.
<용수폭포>
용수폭포 위에는 다리가 놓여 있으며 다리 건너 산 기슭에 미륵전이라는 전각이 있고 이 미륵전 안에는 보물 제89호인 석조여래좌상 이라는 미륵불이 모셔져 있다. 미륵전을 나와 조금 오르면 도선국사 비각이라는 현판의 전각이 있고 전각 안에는 도선국사 비가 서 있다.
도선국사 비각을 지나면 이제 본격적인 등산코스가 l시작된다. 천황봉까지 5.3km, 구정봉 3.8km, 억새밭 2.3km라 쓰여진 표지판이 도선국사 비각 옆에 서 있다.
여기부터 억새밭에 오르는 경사진 자연석 돌계단이 있는 곳까지는 비교적 평이한 코스다. 나무로 되어 있는 다리를 세 번 건너고 개울 물소리를 들으며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와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는 얼레지 그리고, 이름모를 야생화를 사진에 담으면서 억새밭 0.8km 지점에 도착했다. 진달래 나무는 그리많지 않으며 큰 나무 밑에서 자라는 꽃이라그런지 꽃의 색깔이 옅고 피어있는 꽃의 갯수도 그리 많지 않다. 얼레지 꽃은 보라색으로 숲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며 피어있고 꽃 잎이 말려 하늘로 치든 모습이 마치 중절모의 모자 깃을 말아 놓은 듯하다. 여기부터 억새밭까지는 경사가 급하다. 자연석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경사가 급해 숨이 가쁘다.
<경사가 급한 계단>
경사가 급한 돌 계단을 몇 번인가 쉬면서 오르니 나무로 만든 계단이 나온다 바닦에는 고무를 깔아 놓아 겨울 등산시 아이젠으로 인한 계단 바닦의 흠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 나무 계단 옆 숲에는 키가 크지 않은 잡목과 작년에 자란 억새줄기들이 이리저리 쓸어져 있다.
억새밭이 펼쳐진 고개에 오르니 시야가 확 트이고 월출산의 암봉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나보다 먼저 올라온 이교감 내외와 아내가 바위위에 앉아 쉬고 있다. 바위 위에 앉아 잠시 쉬면서 오이를 먹었다. 천황봉 2,9km, 도갑사 1.7km 올라 온 길 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멀다.
<억새밭의 표지판>
<천황봉으로 가는 길에 펼쳐진 암봉들>
억새밭에서 구정봉까지 가는 길은 오르락 내리락하는 길이다. 힘들여 올라가면 또 내려가는 길이 있고 내려가다보면 또 오르는 길이 있다. 그러면서 서서히 고도가 높아진다. 오르는 길에 펼쳐진 다채로운 암봉들과 암석 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영암의 벌판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지루하지 않다.
구정봉을 100m 남겨두고 제법 넓은 평지가 있다. 큰 집의 마당 정도는 될 것 같다. 마애여래좌상과 구정봉에 대한 안내판이 서 있다. 구정봉에 오르는 길은 그리 평탄하지 않다. 작은 돌틈을 지나 구정봉 정상에 오르니 바위 여기저기에 구멍이 나있고 물이 고여 있다. 구멍이 아홉개라하여 구정봉이라 한단다. 아내는 구멍의 갯수를 세어본다. 구정봉 앞에 펼쳐진 두 개의 돌탑 모양의 암봉이 여러 암봉들과 어울려 아름답다. 바람에 모자라도 날라갈 것 같아 모자를 다시 매만진다. 잠시 앉아서 쉬면서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했다. 저 멀리 천황봉이 보인다. 천황봉에 올라있는 많은 등산객들의 모습도 보인다.
<구정봉 정상>
구정봉에서 내려와 천황봉으로 가는 길에 바위 암벽이 있고 밧줄이 매어져 있다. 앞서가던 이 교감은 밧줄이 매어진 곳으로 가지 않고 조금 가다가 흙길이 있는 경사가 급한 비탓길을 내려 간다. 나도 뒤에서 따라 내려가는데 미끄럽다 나무가지를 잡고 내려 갔는데 앞에 베틀굴이라고 안내판이 서 있고 안내판에는 임진왜란 때 이 근방에 사는 여인들이 난을 피해 이 굴에 숨어서 베를 짰다는 절설이 있고, 굴의 깊이가 10m쯤 되는데, 굴속에는 항상 음수가 고여있어 음굴 또는 음혈이라 부른단다. 이굴의 모습이 마치 여성의 국부와 같은 형상이며 천황봉 남쪽에 있는 남근석과 조화를 이룬다고 적혀 있다. 베틀굴을 보고 다시 천황봉을 향해 길을 걸었다. 베틀굴에서 천황봉으로 가는 능선에 가려면 약간 내려 가다가 다시 올라 간다.
<베틀굴>
베틀굴에서 능선에 올랐다. 다시 내려 가는 길이있는데 이 길은 만만치 않다. 경사가 급해 철책이 설치되어 있다. 철책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가니 바람재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은 천황봉으로 가는 길과 경포대로 가는 갈림길이다. 이인초등학교 근무 시절에 이 바람재에 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바람재>
바람재에서 경사면을 오르면 커다란 바위가 두쪽으로 갈라지고 그 돌틈사이로 등산로가 나 있다. 그런데 갈라진 바위의 한쪽이 남자의 생식기 같은 모양이다. 남근바위 안내판에는 신기하게도 봄철이 되면 바위 상단부에 철쭉꽃이 피어 생명의 탄생을 나타낸다 라고 적혀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로 바위의 꼭대기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남근바위>
남근바위를 지나 조금 가는데 천황봉이 멀리 보이고 한참을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아내가 무릎이 아프다하고 나도 더 이상 걷기에는 무리인것 같아 이 교감 내외에게 천황봉에 다녀오라는 말을 하고 우리는 바위 위에 앉아서 쉬기로 했다. 우리가 쉬고 있는데 세 명의 등산객들이 우리 앞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하고 싸 가지고 간 도시락을 펼친다. 떡 좀 먹어보라는 한 남자의 말에 괜찮다고하며 먹기를 사양했다. 잠시 쉬고 있는데 일행인듯한 등산객 한 무리가 와 점심을 먹으려한다. 떡도 있다는 등산객의 말에 돌떡이라고 하자 아내가 돌떡은 여럿이 나누어 먹는거라하면서 조금 얻어왔다. 자리를 양보하고 이 교감댁에게 아내가 전화를 걸어 있는 장소를 확인했다. 천황봉에 도착하였으며 점심을 먹을 예정이라는 말에 우리도 싸 가지고 간 빵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먼저 돌아가기로 하고 천천히 걸었다. 남근석, 바람재 등을 지나 구정봉 100m 전 넓은 곳에서 아내와 쉬고 있는데 이 교감 내외가 돌아왔다. 하산을 서둘러 도갑사에 도착하니 4시가 다되었다. 우리는 목포를 거처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렸다. 부여백제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오니 8시가 넘었다.
<천황봉이 보이는 곳에서 휴식>
<도갑사와 월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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